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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세계 2005.02] 그리스도의 살림비전 2005.03.09이중표목사
신앙세계 2005.02

그리스도의 살림비전



그리스도인에게는 마땅히 품어야 할 신앙의 비전이 있다. 예수를 믿고 산다고 말하면서도 그 비전이 없다면 그 신앙생활의 방향을 상실하며, 비전이 잘못되어 있다면 그 신앙적 삶은 그릇된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아예 비전을 갖지 않고 있거나 성장적이지 않은 비전을 갖고 있기에 신앙생활이 맹목적 열심에 머물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비전은 다음 세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그리스도를 살리는 비전이다.
십자가에 죽으셨으나 사흘만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살리다니 무슨 말인가 하면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 살아계시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내안에 그리스도께서 살아 역사하고 있는가 할 때는 과연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다. 외형적으로는 교회를 다니는 그리스도인이지만 그 삶의 내실에서는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없는 그리스도인이 많다. 그들에게 예수그리스도는 과거의 역사로서만 남아있을 뿐이요, 신앙의 대상으로서만 의미가 있을 따름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자기 삶 속에 그리스도가 살아있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 속에서는 물론, 마음과 느낌, 의지와 행동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전인격적으로 살아 역사해야 한다. 내면에서는 물론 외적으로 표출되는 삶 속에서도 그리스도가 살아있어야하며, 교회 안에서의 삶에서는 물론 세상 속에서의 삶 속에서도 그리스도가 살아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기 죽음을 고백해야 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삶의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자기를 부인하면 부인하는 만큼 예수그리스도는 더욱 살아나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무엇보다 예수그리스도를 내안에서 살리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둘째, 교회를 살리는 비적이다.
한 사람의 성도는 자신의 신앙생활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살리려는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어떤 신자들은 자신의 신앙을 의롭게 세우려고 교회 전체에 피해를 끼치고서도 그것을 잘한 것
으로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신자에게 교회공동체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약화시키면서까지 관철해야할 공의란 그렇게 많지 않다. 사소한 의견의 차이를 두고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면서 자기주장에 고집을 세워 교회를 분열시키고 파괴시킨다면 그가 내세운 의란 단순한 자기 집착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신학자들은 자신의 신학을 살리려고 교회를 죽이고 약화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교회개혁과 갱신을 외치면서 교회의 존립 근거 자체를 와해시키는 목회자들과 윤리운동가들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의 이면에는 소영웅심과 상업주의가 개재된 경우가 많다. 독선적 자기주장을 통해 그에 동조하는 파당을 형성하는데는 성공하겠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교회의 개혁과 갱신이라는 것은 남을 정죄하고 심판함을 통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죄의 인정과 고백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수님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의 잘못을 잘 알고 계셨지만 그들에 대한 정죄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 모든 죄를 십자가 위에서 친히 담당하심으로 새 길을 여셨다. 아무리 정당하게 생각되는 신학과 교리, 윤리와 도덕적 입장이라도 교회를 살리는데 기여하지 못한다면 백해무익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교회를 살리려는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셋째, 세상을 살리는 비전이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세상을 살리는데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
처럼 사랑하셨기에 독생자 그리스도를 주셨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 세상에 존속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세상을 살리려는 목표를 상실한 것처럼 보이곤 한다. 타계주의적인 구원론의 신앙도 그러한 오류 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인 영혼의 구원을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여 세상 속에서의 책임적 삶을 외면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구원받아야 할 것은 영혼만이 아니다. 하나님은 몸도 지으셨고, 예수께서도 몸으로 이 세상에 오셨으며,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회복할 실체도 단순한 영혼이 아니라 신령한 몸이다. 몸을 지니고 사는 육체적 삶을 경시할 때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도리어 세속적이 되어간다.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에 충실하면 되었지, 세상에서의 삶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할 것이 없다는 무책임한 자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성속이분법적 사고이다. 그리스도인은 다가오는 내세에만이 아니라 육신을 지닌 바로 오늘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한 모든 세계를 살려낼 책임이 있다. 먼저 자신의 가정을 살려야 하고, 자신이 속한 고장과 사업체를 살려야 한다. 자기 민족을 살려야 하며, 지구촌을 살려야 한다.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복음을 전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복음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살리는 비전을 품을 때 이 세상은 살아날 수 있다.
사람은 꿈을 꾼대로 이룬다. 꿈을 꾸지 않으면 성취될 것도 없다. 아무리 큰일을 이루었더라도 꿈이 없었다면 그것은 성취가 아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된 일에 지나지 않는다. 꿈이 인간 스스로 품은 환상이라면 비전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실상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의 비전을 품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루신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살리고, 교회를 세우며 세상을 살려낼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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